경차 운전 6년째(운전은 16년째)입니다. 소형, 중형, SUV, 승합 다 몰다가 지금은 경차입니다. (제일 흔한) 사과색 마티즈죠. 어떤 분이 경차를 살까 말까 고민하는 걸 보고 경차운전자로서 경차의 장점 몇 가지 적어봅니다.

1. 유료도로 통행료 50% 할인

이거 꽤 큽니다. 남산 터널 지나갈 때 2천 원 낼 거 천 원 내는 거고, 고속도로 통행료 1만 원 낼 거 5천 원만 내면 됩니다. 서울 근교 고속화 도로에 다닐 때는 대부분 몇백 원 정도만 내고 톨게이트를 빠져나올 수 있습니다. 고속도로 탈 일이 빈번(하루 1 왕복 이상)하다면 상당한 도움이 됩니다. 매월 몇만 원씩은 절약이죠.
p.s. 게다가 기특하게도 50% 할인한 금액이 50원 단위로 떨어지면 ‘절사’ 해줍니다. 즉 일반차량으로 900원 나오는 거리에서 경차는 450원인데 다시 50원을 절사해서 400원만 내면 된다는 거죠. (이건, 해줄 때도 있고 안 해줄 때도 있습니다. 최소한 500원 받아가는 일은 없음)

2. 공영주차장 50% 할인

이것도 만만치 않습니다. 지하철 환승용 주차장 같은 데는 경차 할인 적용하면 10분당 100원꼴이라 4~5시간 주차해도 3천 원 이하로 부담 없습니다. 시내 1급지의 공영주차장이라도 5~6천 원이면 시내에서 중요업무 다 보고 돌아다닐 수 있습니다. 단, 느낌상 공영주차장인 줄 알고 들어가서 맘 놓고 있다가 나올 때 민영주차장인 줄 알면 낭패.

3. 주차할 때, 골목길 빠져나올 때

골목길이나 일반 승용차는 빠져나갈 수 없는 좁은 공간도 쏙쏙 잘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. 복잡한 시장통에 불가피하게 차 몰고 진입해야 한다든가 하는 경우 일반 승용차는 엄두가 안 나지만 경차는 가능합니다. 여기에 더해 요새 주차난이 심각해지면서, 기둥 앞이나 벽 주변에 생기는 일반 승용차는 세울 수 없는 작은 공간에 경차전용으로 선을 그어 놓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죠. 제가 업무관계상 자주 가는 교보문고 지하가 그렇습니다. 적잖은 도움이 됩니다.

4. 유턴할 때, 차 돌릴 때

차 길이가 짧으므로 유턴할 때 확실히 차이가 납니다. 유턴하는 반대차로가 2차로 정도밖에 안 되면 경차 외의 거의 모든 차량은 한 번에 돌지 못하고 한차례 후진했다가 돌려 나와야 합니다. 경차는 핸들 한 번만 돌려서 나올 수 있으니 편하죠. 시간도 절약 되고요. 또 아주 좁은 길이라도 다른 차 두 번 후진 할 거 경차는 한 번만 후진해서 돌 수 있고요.

5. 기름 값 절약

사실 저는 그다지 체감을 못하는 부분입니다. 지금의 마티즈 몰기 전에 몰던 차가 (희대의 명차인) 프라이드 수동이었거든요. 이 차는 실제 주행 연비가 19Km/ℓ로 제조사가 제시하는 연비(18Km/ℓ)보다 더 나오는 극히 희귀한 모델 중 하나였습니다(게다가 오래 타고 다니면 차가 길이 들면서 연비가 조금씩 늘어나는 기특함도 있고.). 그런 이유로 마티즈 오토로 바꾸어도 기름이 절약되는 기쁨은 누리지 못합니다만, 그래도 16Km/ℓ는 찍어주니 10Km/ℓ 초반에 머무르는 일반 승용차보다는 확실히 낫지요.

6. 초보운전자와 여성에게 쉽다.

이것도 제가 체감하는 부분은 아닙니다만, 초보운전자와 여성에게 경차가 더 쉽다는 건 분명합니다. 실내 공간이 작으니 운전하면서 차내의 각종 조작부위에 손을 뻗치기도 쉽고, 후진이나 방향전환 할 때, 차의 전후좌우를 가늠할 때 큰 차보다 쉽습니다. 위의 3항 자체가 초보운전자에게 큰 도움이 되는 것도 당연하고요.

7. 시야가 넓다.

이건 실제 이차 저차 몰아보지 않으면 잘 모르는 사항인데 경차의 시야가 소형차의 시야보다 더 높고 넓습니다. 경차 차체가 소형차보다 조금 높은데다가, 소형차 운전석만 해도 경차보다는 조금 꺼진 편이죠. 그래 봐야 5~10cm 정도지만, 운전하다 보면 이것도 도움이 됩니다. 초보운전자에겐 더 그렇고요.

8. 수리, 정비할 때 비용 절약

예를 들어 타이어 한 짝 교체하면 6만 원입니다. 웬만한 고급승용차 타이어 한 짝 교체할 돈으로 두 짝 교체할 수 있죠. 사고로 범퍼를 교체해도 일반승용차보다 현격하게 적은 부품비용이 위로(...)가 됩니다. 다른 부품이나 소모품들도 마찬가지. 이것도 몇 년 쌓이면 꽤 커집니다.

뭐 이 정도…?

자동차세라든가 그런 쪽의 세제상 이득이나 다른 자잘한 부분도 있긴 합니다만, 운전하면서 크게 느낄 부분은 아니니 패스하고요. 짐 싣는 걸로 말하면 신국판 단행본 1,000권까지 실어봤습니다. 아예 SUV로 갈 것 아니면 큰 차이 없습니다.

단점도 없진 않습니다. 대표적인 게 운전할 때 간간이 느끼는 압박감 혹은 위협감 같은 건데요. 120Km 이상 밟을 때 무리한다는 느낌, 140Km은 자제해야겠다는 느낌. 그런 거 좀 있고요. 여름에 에어컨 틀고 안 틀고에 따라 차에 힘 받는 게 표가 나는 거 보면 경차는 경차다 싶습니다. 아주 큰 트럭이 옆을 빠르게 지나갈 때, 강풍이 횡으로 불어닥칠 때 차가 흔들흔들하는 그런 것도 있습니다. 차체가 작으니 어쩔 수 없죠. 버스나 트럭이 누비는 공간으로 들어갈 때의 압박감도 있고요.

하지만, 대부분 기분문젭니다. 바람 분다고 차가 정말 날아갈 리도 없고요. 옆에 덤프트럭 지나갈 때 움찔해도 익숙해지면 그만입니다.

초보운전자나 여성에게 적극추천하고요. 일반운전자에게도 충분히 득 되는 면이 있습니다. TCO로 따지면 경차 5년 몰아서 최소 1천만 원은 절약된다고 보고요. 타인의 시선은 걱정하실 거 없습니다. 지난 6년간 경차 몬다고 낮추어 보는 사람은 한 번도 만난 적 없습니다. 그 반대라면 모를까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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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.s. 이글 보시는 경차 운전자 여러분 다른 장점도 제보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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